재고 관리 프로그램 도입 전, 3년간 엑셀로 버틴 진짜 이유와 한계
스마트스토어 3년차 셀러가 재고 관리를 엑셀로만 버틴 이유와, 결국 프로그램으로 넘어가게 된 계기를 실제 사례로 정리했습니다.
3년 동안 엑셀 하나로 버틴 이유
스마트스토어랑 쿠팡에서 브랜드 세 개를 돌리고 있는 셀러입니다. 지금이야 재고 관리 프로그램을 쓰고 있지만, 사업 시작하고 3년 정도는 엑셀 파일 하나로 버텼어요. 주변에서 "그거 프로그램 쓰면 편한데 왜 아직도 엑셀이냐"는 얘기를 정말 많이 들었는데, 저 나름대로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단순합니다. 처음엔 상품 수가 적었어요. 브랜드 하나, 상품 20개 정도일 땐 엑셀 시트 하나로 재고 수량, 입고일, 판매처별 남은 수량까지 다 관리가 됐습니다. 오히려 프로그램을 새로 배우는 시간이 아까웠어요. 엑셀은 제가 익숙한 도구니까 수식만 몇 개 짜두면 원하는 대로 커스텀이 됐고, 굳이 돈 내고 다른 툴을 쓸 이유를 못 느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비용이었습니다. 초기 1~2년은 마진 자체가 크지 않아서, 월 몇만 원이라도 고정비가 늘어나는 게 부담이었어요. 재고 관리 프로그램들 보면 상품 수나 채널 수에 따라 요금제가 올라가는 경우가 많은데, 그 돈이면 광고비 한 번 더 태우는 게 낫다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세 번째는 신뢰 문제였습니다. 엑셀은 제가 직접 입력하고 직접 확인하는 구조라 뭔가 틀어지면 바로 눈에 보였어요. 근데 외부 프로그램에 재고 데이터를 넘기는 게 왠지 불안했습니다. API 연동이 끊기거나 동기화가 늦어져서 실제 재고랑 화면 숫자가 다르게 보이면 오히려 사고가 더 커질 수 있겠다 싶었거든요.
그런데 한계는 분명히 있었습니다
문제는 브랜드가 세 개로 늘고, 판매 채널도 스마트스토어에 쿠팡, 그리고 오프라인 도매까지 붙으면서 시작됐습니다. 엑셀로 버티던 방식의 한계가 하나씩 터지기 시작했어요.
1) 채널별 재고가 따로 논다
스마트스토어에서 팔린 수량과 쿠팡에서 팔린 수량을 엑셀에 수기로 반영하는 구조였는데, 하루에 주문이 몰리는 날은 반영이 늦어졌습니다. 스마트스토어에서 재고 10개가 남았다고 떠 있는데 실제로는 쿠팡 주문 때문에 이미 3개밖에 안 남은 상황이 생기는 거예요. 이게 반복되니까 품절 상품을 계속 파는 사고로 이어졌습니다.
2) 사람이 입력을 놓친다
엑셀 관리는 결국 사람 손을 탑니다. 저 혼자 할 때는 그나마 괜찮았는데, 직원이 한 명 늘면서 입력 담당이 나뉘자 셀이 중복 수정되거나, 누가 먼저 입력했는지 몰라서 숫자가 꼬이는 일이 잦아졌어요. 특정 시트 버전을 카톡으로 주고받다가 예전 버전으로 덮어써버린 적도 있습니다.
3) 발주 타이밍을 놓친다
엑셀은 현재 수량은 보여주지만, "이 속도로 팔리면 언제 재고가 바닥나는지"를 자동으로 계산해주진 않습니다. 저는 매번 판매 속도를 감으로 계산해서 발주를 넣었는데, 성수기 직전에 발주 타이밍을 놓쳐서 2주 정도 품절 상태로 매출을 그냥 날린 적이 있어요. 이게 재고 관리 방식을 바꾸게 된 결정적 계기였습니다.
4) 여러 브랜드 관리가 비효율적이다
브랜드마다 시트를 따로 만들다 보니, 전체 재고 현황을 한눈에 보려면 시트 세 개를 다 열고 취합해야 했습니다. 이걸 매주 반복하는 게 은근히 많은 시간을 잡아먹더라고요. 재고 관리에 쓰는 시간이 정작 상품 소싱이나 마케팅에 써야 할 시간을 갉아먹고 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비교해보면 이렇습니다
| 구분 | 엑셀 관리 | 재고 관리 프로그램 |
|---|---|---|
| 채널 동기화 | 수기 반영, 지연 발생 | 실시간 또는 주기적 자동 동기화 |
| 다중 브랜드 | 시트 분리, 취합 필요 | 통합 대시보드로 한눈에 확인 |
| 발주 시점 | 감으로 판단 | 판매 속도 기반 알림 |
| 입력 실수 | 사람 손을 탐 | 자동 반영으로 실수 감소 |
| 초기 비용 | 거의 없음 | 월 구독료 발생 |
엑셀이 나쁘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상품 수가 적고 채널이 하나뿐이면 지금도 충분히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채널이 여러 개로 늘고, 브랜드가 나뉘고, 사람이 여러 명 붙는 순간부터는 엑셀의 구조적 한계가 매출 손실로 바로 연결된다는 걸 3년 동안 몸으로 배웠습니다.
결국 프로그램으로 넘어간 기준
저는 아래 세 가지 조건 중 두 개 이상 해당되면 프로그램 도입을 진지하게 고민해보라고 얘기합니다.
- 판매 채널이 2개 이상이다
- 품절로 인한 매출 손실을 실제로 겪어봤다
- 재고 관리에 참여하는 사람이 나 혼자가 아니다
저는 세 가지가 전부 해당된 시점에서야 도구를 바꿨는데, 지금 생각하면 조금 더 일찍 바꿨어도 됐겠다 싶습니다. 다만 엑셀로 버틴 3년이 아예 낭비였던 건 아니에요. 어떤 데이터를 어떤 기준으로 봐야 하는지, 내 사업에서 재고 회전이 어떻게 도는지를 몸으로 익힌 시간이었거든요. 그 감각이 있었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나서도 어떤 항목을 세팅해야 하는지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