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끝나고 남은 재고, 떨이로 팔까 다음 시즌까지 들고 갈까
명절 특수 상품 재고가 남았을 때 즉시 할인 처분할지 다음 시즌까지 보관할지, 3년차 셀러가 실제 숫자로 비교해본 판단 기준 3가지를 정리했습니다.
매번 명절 끝나면 똑같은 고민이 옵니다
저는 지금 브랜드 3개를 굴리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선물세트랑 시즌 소품을 같이 파는 라인이에요. 추석이든 설이든 명절만 끝나면 꼭 재고가 10~20% 정도 남습니다. 완판이 베스트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그 남은 재고를 볼 때마다 머릿속에 두 가지 선택지가 뜹니다.
하나는 지금 바로 할인 떨이로 털어서 현금화하는 거고, 다른 하나는 창고에 넣어뒀다가 다음 시즌에 다시 꺼내 파는 거예요. 둘 다 장단점이 있고, 저도 처음 1~2년은 감으로 판단하다가 손해를 꽤 봤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제 나름의 기준 3가지를 세워놓고 그걸로 결정해요. 오늘은 그 기준을 실제 사례랑 같이 풀어보려고 합니다.
기준 1: 보관 비용이 이익률을 갉아먹는가
가장 먼저 보는 게 보관 비용입니다. 이게 의외로 다들 간과하는 부분인데요, 재고를 창고에 쌓아두는 게 공짜가 아니에요. 자가 창고가 있으면 그나마 낫지만, 저처럼 외부 물류창고를 쓰는 경우엔 팔레트당 월 보관료가 꼬박꼬박 나갑니다.
제가 작년 추석 선물세트 재고 300개를 남겼을 때 계산을 해봤어요. 다음 설까지 약 4개월을 보관해야 하는데, 팔레트 2개 기준으로 월 보관료가 12만원 정도 나오더라고요. 4개월이면 48만원. 여기에 재포장 비용(유통기한 임박 상품은 스티커 재부착 필요)까지 더하면 60만원 가까이 들어갑니다.
이 300개를 지금 당장 원가 대비 20% 할인해서 떨이로 팔면 어느 정도 손해가 나느냐를 계산해보니, 할인 손실이 약 90만원이었어요. 언뜻 보면 보관하는 게 이득 같죠. 근데 여기서 중요한 게 2번 기준입니다.
기준 2: 다음 시즌에 이 상품이 그대로 팔릴 것인가
보관 비용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되는 이유가, 다음 시즌에 똑같은 상품이 똑같은 가격에 팔린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에요. 저는 이걸 세 가지로 쪼개서 봅니다.
- 포장 디자인이 시즌성을 강하게 띠는가: 명절 전용 패키지(예: '2026 설 한정' 같은 문구)가 박스에 인쇄돼 있으면 다음 시즌엔 재고 자체가 '작년 거'로 보여서 할인 없이는 안 팔립니다. 저는 이 경우는 무조건 바로 떨이로 넘겨요.
- 원재료가 유통기한에 민감한가: 식품류는 당연히 유통기한 때문에 이월이 거의 불가능하고, 비식품이라도 포장재가 변색되거나 눅눅해지는 소재면 위험합니다.
- 가격 트렌드가 오를지 내릴지: 원자재(특히 제가 쓰는 포장 골판지나 리본류)가 최근 계속 오르는 추세라면, 올해 재고를 다음 시즌까지 들고 가는 게 원가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어요. 반대로 가격이 안정적이거나 내려가는 품목이면 굳이 들고 갈 이유가 없죠.
작년 사례로 돌아가면, 그 선물세트는 패키지에 '2025 추석'이 박혀있던 구성이라 다음 설엔 그대로 못 팔았어요. 결국 보관료 계산은 의미가 없었고, 바로 떨이로 처분하는 게 맞는 선택이었습니다. 반면 패키지에 시즌 문구 없이 범용 디자인으로 나간 다과 선물세트는 그대로 다음 명절까지 이월해서 거의 손해 없이 팔았고요.
기준 3: 현금 흐름이 지금 당장 급한가
마지막은 좀 현실적인 얘기인데, 셀러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이기도 해요. 아무리 이월이 숫자상 유리해 보여도, 지금 당장 현금이 묶여서 다른 상품 사입이나 광고비 집행이 막히면 의미가 없습니다.
저는 매달 정산 들어오는 현금이랑 나가야 할 사입비·광고비를 엑셀로 관리하는데, 명절 끝나고 바로 다음 시즌(설 끝나면 밸런타인, 추석 끝나면 할로윈·연말) 상품 사입 시기가 코앞이에요. 이때 재고에 자금이 묶여 있으면 신상품 타이밍을 놓치는 게 더 큰 손실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보관 비용이나 이월 가능성이 애매하게 걸쳐 있을 땐, 현금 흐름을 우선순위로 두고 일단 떨이로 돌려서 현금을 확보하는 쪽을 선택하는 편이에요.
반대로 이미 현금 여유가 있고 다음 사입 계획이 안 잡혀 있는 시기라면, 이월해서 다음 시즌에 정상가 근처로 파는 게 훨씬 이득이죠.
정리하면
| 기준 | 떨이가 유리한 경우 | 이월이 유리한 경우 |
|---|---|---|
| 보관 비용 | 보관비가 할인 손실보다 큼 | 보관비가 할인 손실보다 작음 |
| 재판매 가능성 | 시즌 한정 패키지, 유통기한 임박 | 범용 디자인, 보관 안정적 |
| 현금 흐름 | 당장 사입·광고비 필요 | 자금 여유 있음 |
세 가지 중 하나라도 '떨이' 쪽에 강하게 걸리면 저는 고민 없이 바로 할인 처분합니다. 애매하게 걸쳐 있을 때만 세 기준을 다 합쳐서 점수 매기듯 판단하고요. 재고는 창고에 있는 동안 계속 돈이고, 그 돈이 묶여있는 비용을 숫자로 안 뽑아보면 '아까워서 못 버리는' 감정적 판단을 하게 되더라고요.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다음 명절 끝나고 재고 앞에서 고민되실 때, 이 세 가지만 체크해보셔도 결정이 훨씬 쉬워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