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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계정 이름) 지을 때 초심자가 놓치는 3가지 — 비슷한 아이디가 줄줄이 묶이는 이유

다계정을 시작하면 가장 먼저 만드는 게 아이디인데, 저는 여기서부터 틀렸습니다. 아이디 작명 하나로 계정들이 한 묶음으로 보이는 이유와, 초심자가 놓치기 쉬운 3가지를 정리했습니다.

김입문 · 발행 2026. 10. 12.

최근에 다계정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이 아이디 만들기였습니다. 솔직히 저는 이게 제일 쉬운 단계라고 생각했어요. 프록시, 브라우저 지문 같은 건 공부가 필요한데 아이디는 그냥 비어 있는 거 아무거나 고르면 되는 거니까요.

그런데 몇 주 지나고 보니, 제가 만든 계정들 중에 유독 같이 묶여서 문제가 생기는 그룹이 있었습니다. 한 개가 제한 걸리면 그 옆에 있던 것들도 비슷한 시기에 분위기가 나빠지는 식이었어요. 기술적인 쪽은 나름 신경 썼다고 생각했는데 왜 그럴까 하고 되짚어 봤더니, 제가 지어 놓은 아이디 목록이 누가 봐도 "한 사람이 순서대로 만든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 글은 초심자인 제가 아이디 작명에서 실제로 틀렸던 3가지를 정리한 기록입니다. 기술 설정보다 훨씬 단순한 이야기인데, 단순해서 그냥 넘어가기 쉬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디는 생각보다 많이 떠들고 다닙니다

먼저 전제를 하나 정리하고 싶습니다. 플랫폼이 계정들을 같은 사람의 것으로 묶을 때 쓰는 단서는 한두 개가 아닙니다. 접속 환경, 브라우저 지문, 결제·연락처 정보, 활동 시간대, 행동 패턴 같은 게 전부 재료가 됩니다.

여기서 제가 착각했던 건, 아이디는 그 재료 목록에서 빠져 있을 거라고 생각한 점이었습니다. 아이디는 내가 직접 고른 문자열이니까 중립적일 거라고 본 거죠.

하지만 아이디·표시 이름·프로필 텍스트는 전부 그냥 텍스트 데이터입니다. 텍스트는 비교하기가 가장 쉬운 데이터예요. 숫자 하나 차이, 글자 순서만 바뀐 조합, 같은 오타 습관 같은 건 사람이 눈으로 봐도 보이고, 자동으로 비교하기도 쉽습니다.

다른 신호들을 열심히 분리해 놓고 아이디로 전부 다시 이어 붙이는 셈이었습니다. 저는 이걸 "문 세 개 잠그고 창문 열어 둔 상태"라고 이해했습니다.

실수 1. 같은 뿌리에 숫자만 붙였습니다

제가 처음 만든 아이디들은 이런 모양이었습니다.

myshop_kim01
myshop_kim02
myshop_kim03

관리하기 너무 편했습니다. 엑셀에 적어 두면 한눈에 보이고, 비밀번호 찾을 때도 헷갈리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건 제 편의를 위해 만든 규칙이지, 계정을 분리하기 위한 규칙이 아니었습니다.

숫자 꼬리 방식의 문제는 두 가지라고 봅니다.

첫째, 하나가 노출되면 나머지를 추정하기가 너무 쉽습니다. 02가 있으면 01과 03을 찾아보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니까요.

둘째, 숫자 꼬리는 "대량으로 만들었다"는 인상을 같이 전달합니다. 단독 계정이면 굳이 뒤에 01을 붙일 이유가 없잖아요. 저는 이 부분이 특히 아팠습니다. 실제로는 정상적으로 운영하려고 만든 계정인데, 이름만으로 성격이 다르게 읽히는 거니까요.

조금 변형한 버전도 결국 같은 문제였습니다.

제가 썼던 패턴왜 같은 문제인지
shop_a / shop_b / shop_c숫자가 알파벳으로 바뀐 것뿐, 뿌리가 동일
kimshop / shopkim단어 순서만 뒤집음, 구성 요소가 그대로
myshop1 / my_shop1 / my-shop1구분자만 다름, 읽으면 같은 이름
myshop / myshopp / myshoop글자 중복, 오히려 더 눈에 띔

실수 2. 생성 순서가 이름에 남아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더 눈치채기 어려웠던 부분입니다. 저는 중간부터 "뿌리를 다르게 하자"고 마음먹고 아예 다른 단어를 쓰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뒤에 붙이는 요소에 날짜 습관이 남아 있었습니다.

sunnyroad0412
bluebasket0419
greenfield0426

앞 단어는 전부 다릅니다. 그런데 뒤 네 자리가 제가 계정을 만든 날짜였어요. 일주일 간격으로 만들었으니 숫자도 일주일 간격으로 늘어나 있었고요. 앞을 아무리 다르게 해도 뒤가 시계처럼 규칙적이면 묶이는 건 똑같습니다.

제가 뒤늦게 발견한 비슷한 습관들을 적어 둡니다. 전부 제가 한 번씩 했던 것들입니다.

  • 생성 날짜·연도를 꼬리에 붙이기 — 가입 시점과 숫자가 그대로 맞아떨어집니다
  • 같은 자리 수 유지하기 — 전부 숫자 네 자리로 끝내면 그 자체가 패턴입니다
  • 키보드에서 손이 편한 조합 — 급하게 만들 때 비슷한 위치의 글자만 쓰게 됩니다
  • 같은 단어 카테고리에서만 고르기 — 색 이름, 과일 이름, 별자리처럼 한 주제에서만 뽑으면 주제가 묶음이 됩니다
  • 본인 이니셜·생년·휴대폰 뒷자리 — 계정 성격과 무관하게 전부 한 사람을 가리킵니다

저는 특히 마지막 항목을 가볍게 봤습니다. 아이디에 이니셜 두 글자 넣는 게 뭐가 문제냐 싶었는데, 계정이 열 개가 되면 이니셜 두 글자가 열 번 반복되는 거였어요.

실수 3. 아이디는 바꿨는데 나머지 이름을 안 바꿨습니다

세 번째가 제일 허무했습니다. 두 번의 실수를 반성하고 아이디를 정말 겹치지 않게 다시 지었는데도 계정들이 계속 비슷하게 보였거든요.

이유는 아이디만 바꿨기 때문이었습니다. 계정에는 이름이 들어가는 칸이 여러 개 있습니다.

  • 로그인 아이디
  • 화면에 보이는 표시 이름(닉네임)
  • 프로필 소개글
  • 연결된 이메일의 앞부분
  • 가게·채널·페이지 이름
  • 파일 업로드할 때의 파일명

저는 아이디만 신경 쓰고 표시 이름은 전부 같은 걸 쓰고 있었습니다. 소개글도 처음에 잘 썼다고 생각한 문장을 복사해서 돌려 썼고요. 이메일도 앞부분이 비슷한 걸 모아 쓰고 있었습니다.

정리하면 아이디는 여섯 칸 중 한 칸일 뿐인데, 저는 한 칸만 바꿔 놓고 다 바꿨다고 생각한 겁니다. 소개글 문장은 아이디보다 더 특징적이기도 합니다. 문장은 사람마다 쓰는 어미나 이모지 습관이 다르니까요.

파일명은 뒤늦게 알게 된 부분입니다. 상품 사진이나 프로필 사진을 올릴 때 제 컴퓨터에 저장된 파일명이 그대로 올라가는 경우가 있었어요. shop_main_01.jpg 같은 이름이 여러 계정에 똑같이 올라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이렇게 짓고 있습니다

제가 완전한 답을 찾았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아직 배우는 중이고, 이 방식이 모든 상황에서 통한다고 보지도 않습니다. 다만 앞의 세 가지는 피하고 있고, 지금은 이런 기준으로 짓습니다.

1) 계정마다 출발 단어를 따로 정합니다. 같은 뿌리에서 변형하지 않고, 아예 다른 단어에서 시작합니다. 단어 주제도 섞습니다.

2) 꼬리를 규칙적으로 만들지 않습니다. 숫자를 넣더라도 자리 수를 다르게 하고, 어떤 건 숫자를 아예 안 넣습니다. 날짜는 쓰지 않습니다.

3) 아이디를 지을 때 표시 이름·소개글까지 같이 정합니다. 아이디 하나만 정하고 넘어가면 나머지는 결국 복사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계정 하나를 만들 때 이름 관련 칸을 한 번에 다 채웁니다.

4) 미리 만들어 두고 섞어서 씁니다. 급할 때 짓는 이름이 제일 패턴이 심했습니다. 그래서 여유 있을 때 후보를 넉넉히 만들어 두고, 쓸 때 순서를 섞어서 꺼냅니다. 이게 생각보다 효과가 컸습니다.

5) 그 계정이 실제로 하려는 일과 어울리게 짓습니다. 의미 없는 문자열은 분리는 잘 되는데 보는 사람 입장에서 수상합니다. 분리와 자연스러움을 둘 다 봐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아이디만 바꿔서 끝나는 건 아닙니다

한 가지는 분명히 적어 두고 싶습니다. 저는 아이디 작명을 고치고 나서 "이제 해결됐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아이디는 묶이는 단서 중 하나일 뿐입니다. 접속하는 IP가 전부 같거나, 브라우저 지문이 구분되지 않거나, 활동 시간과 행동 패턴이 똑같으면 이름을 아무리 다르게 지어도 같이 묶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환경을 잘 분리해 놓고 이름으로 다시 이어 붙이는 것도 아깝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아이디를 "가장 싸게 고칠 수 있는 항목"으로 보고 있습니다. 환경 분리는 도구도 필요하고 비용도 들지만, 이름은 지을 때 10분만 더 쓰면 되는 일이니까요. 다만 이미 만든 계정의 아이디는 대부분 바꿀 수 없습니다. 그래서 처음 지을 때가 사실상 유일한 기회입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도 그겁니다.

마무리

저처럼 막 시작한 분이라면, 계정을 만들기 전에 이름 후보 목록을 먼저 쭉 적어 보고 그걸 위에서 아래로 한 번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읽으면서 "이거 한 사람이 만든 것 같네" 싶으면 이미 패턴이 있는 겁니다.

저는 그 테스트를 처음에 안 해 봤습니다. 그 결과를 지금 치르고 있는 중이고요. 기술적인 설정을 공부하기 전에, 이름 목록부터 한 번 소리 내어 읽어 보시면 좋겠습니다.